“값비싼 농기계 빌려써 영농비 줄이세요”
입력 2011-10-25 19:06
전남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 효망마을 최종주(68) 문정덕(61·여) 부부는 올해 나주시에서 각종 농기계를 빌려 농사를 지었다.
최씨 부부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하는 농기계를 직접 사는 대신 하루 대당 5000(파종기)∼10만원(트랙터 90마력)을 주고 빌려 쓰면서 영농비를 크게 절약했다.
이들 부부는 벼 9900㎡와 논콩 5280㎡, 참깨 등 밭작물 9900㎡, 비닐하우스 2640㎡의 농사를 짓고 있어 각종 농기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소유하던 트랙터, 경운기 등이 노후화되면서 고장이 잦아 어려움이 많았다. 새로 농기계를 사려고도 했지만 목돈이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3년 전부터 나주시에서 농기계를 빌려 쓰고 있다.
최씨는 “각종 농기계를 모두 직접 구입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데 지자체에서 저렴하게 빌려 쓸 수 있어 너무 편리하다”며 “농기계를 빌려 쓰려는 농민들이 많아 예약하지 않으면 적기에 영농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영농비 절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빌려주는 농기계를 사용하는 농업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나주시의 경우 올해 농기계를 빌려간 농업인이 2636명으로 지난해 1417명에 비해 86%나 늘어났다고 25일 밝혔다. 농기계 임대 수수료도 올해 8800만원으로 지난해 5700만원에 비해 54% 증가했다.
농기계 임대사업을 실시하는 도내 지자체는 나주시를 비롯해 담양·보성군 등 19개 시·군에 달한다.
전남도는 농업인들이 개별적으로 농기계를 구입해 농작업을 할 경우 작업비용이 ㏊당 평균 297만9000원이 소요되는 반면 농기계를 임대할 경우 71만7000원이 들어 76%의 비용 절감효과를, 농작업을 대행하는 경우 192만원이 소요돼 36%의 비용 절감효과를 각각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는 2008년부터 한철 반짝 사용하기 위해 고가의 농기계를 구입해야 하는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들의 다양한 영농 수요를 반영, 승용 예취기와 폐비닐 수거기 등 고가의 농기계를 보유하고 농기계 구입 가격의 0.2∼0.4%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고 있다.
나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