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스테마’는 인성교육 중시 보다 나은 시민 양성에 초점 맞춰요

입력 2011-10-25 18:55


“‘엘 시스테마’는 훌륭한 음악인을 양성하는 음악학교가 아니에요. 음악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을 중요시하지요. 저희는 보다 나은 시민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어요.”(에두아르도 멘데스)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 공동창립자 프랑크 디 폴로와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가 카라카스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들은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판 ‘엘 시스테마’가 우리를 본보기 삼아 발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 출신 변호사로 총감독을 맡고 있는 에두아르도 멘데스도 참석했다.

“우리는 (엘 시스테마가 시작된 1975년 이후) 36년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실현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존재와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프랑크 디 폴로)

현재 ‘엘 시스테마’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음악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카라카스유스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를 대표하는 유스오케스트라 중 하나. 디 폴로는 “음악을 통해 아이들을 사회에 공헌하는 시민으로 키운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어떤 경우에도 희망과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 아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나라마다 여건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판 ‘엘 시스테마’ 사업인 ‘꿈의 오케스트라’에 ‘엘 시스테마 코리아’라는 명칭을 사용키로 했다. 문화부는 아브레우에게 명예교사 위촉패를 수여했다. 카라카스유스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예술의전당에서 쇼스타코비치와 생상스의 교향곡을 연주한 데 이어 26일 저녁에도 서울 이화여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