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진현장 이틀째 구조 작업… 잇단 기적의 생존 드라마
입력 2011-10-25 22:49
규모 7.2의 강진으로 폐허가 된 터키 동남부 반과 에르지쉬 지역에서 사흘째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기적의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에르지쉬에서는 생후 2주 된 갓난아이가 무너진 건물에 갇힌 지 4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매몰 34시간 만에 9세 소녀가, 32시간 만에 18세 소년이 구조됐다.
전날엔 카라코반이라는 25세 여성이 약혼자의 도움으로 18시간 만에 목숨을 구했다. 군복무 중이던 약혼자는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에 달려가 그녀의 이름을 외쳐댔다. 그의 목소리에 다른 생존자가 반응하면서 약혼녀와 동료 2명이 구조됐다.
휴대전화 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에르지쉬에서 6층짜리 건물 더미에 깔려 다리를 다친 한 청년은 휴대전화로 경찰에 전화를 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결국 이 사람은 고립된 지 20시간 만에 자신뿐 아니라 함께 갇혀 있던 어린이 2명과 성인 1명의 목숨까지 구할 수 있었다.
에르지쉬에서 구조 작업을 하는 한 구조대원은 “1시간 만에 눈앞에서 7번의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통상 지진 매몰자의 생존 한계는 72시간이다. 구조대원들은 추운 날씨와 열악한 구조 장비에도 불구하고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3일 발생한 지진으로 현재까지 총 366명이 숨지고, 1300여명이 부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