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다수확 쌀 ‘보람찬’ 밥쌀용 시장 혼란 부를수도

입력 2011-10-25 18:27

쌀빵이나 쌀과자 등 가공제품용으로 특화한 신(新)벼품종 ‘보람찬’이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많이, 그리고 싸게’ 생산되는 보람찬의 특성을 살려 쌀 수출의 길을 넓히겠다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자칫 고품질쌀을 지향하는 국내 밥쌀용 시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5일 쌀 가공식품용 쌀가루를 만드는 데 적합하게 개발된 보람찬의 경우 10a당 생산되는 양(수량성)이 733kg으로 일반 밥쌀용 남평벼(566kg/10a)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산량이 높은 덕에 생산원가도 크게 낮아졌다. 보람찬의 쌀 원료곡 구입가격은 계약재배 기준으로 kg당 1235원으로 남평벼 1600원보다 23% 가까이 싸다. 농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 쌀의 가격 경쟁력 확보 수준은 kg당 1달러인데, 보람찬 생산원가가 이에 근접해 수출 경쟁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제 이 같은 특성을 살려 전북 익산과 군산 등에 보람찬을 재배하는 수출쌀 전용단지 230ha를 조성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보람찬이 무분별하게 생산돼 시중에 유통될 경우 국내 밥쌀용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농진청 고재권 벼육종재배과 과장은 “국내 시장은 고품질쌀 중심으로 가려고 하는데 일반 밥쌀용으로는 질이 낮은 보람찬이 무분별하게 생산되면 농민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면서 “가능한 가공용 원료나 수출용 전용단지 등에서 집중 재배하도록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각별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