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막판까지 네거티브 혈전… 羅측 “北, 박원순후보 찬양” 朴측 “최악 흑색선전”

입력 2011-10-26 00:30

정치권에서는 선거 전날인 25일까지도 네거티브 캠페인이 판을 쳤다. 한나라당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종북(從北) ‘색깔론’을 퍼부었고, 박 후보와 민주당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향해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를 했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후보에게 서울을 맡기면 좌파 시민단체에 끌려다니다가 서울시 행정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광화문광장은 반미 집회 아지트가 되고 휴전선으로부터 30㎞ 떨어진 서울의 안보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또 ‘색깔 공세에 일반 국민이 동의하겠느냐’는 지적에 “지금 북한이 박 후보를 서울시장 만들기 위해 열심히 찬양하고 있지 않느냐”며 “서로 말하진 않지만 뜻이 통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박 후보를 지지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한 공격도 나왔다. 나 후보 캠프의 이성헌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서울대 대학원장으로 특채가 됐고, 특채될 때 부인까지 서울의대 종신교수가 됐다”며 “그런 특권이 어디 있는가. 안 원장은 본인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박 후보에게 종북 좌파를 운운하기 전에 일본 자위대 행사에 당당하게 참석한 나 후보 국가관과 정체성부터 짚고 넘어가라”면서 “20년 전에나 통하던 이념 공세를 마지막 카드로 꺼내든 것은 나 후보의 패배를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고 맞불을 놨다.

박 후보 캠프 우상호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을 통해 “나 후보의 선거운동은 인신공격으로 시작해서 인신공격으로 끝나는 선거”라며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에 대표적인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규정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또 “나 후보가 전날 안 원장이 박 후보 선거 캠프를 방문한 것에 대해 ‘쩨쩨하게 그런 치졸한 선거 캠페인 하지 말라’고 했는데, 역대 공직 후보자가 했던 비방 중에 가장 쩨쩨한 표현이었다”고 일침을 놨다. 박 후보는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어마어마한 흑색선전,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했지만 그게 오히려 한나라당 스스로를 무너지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어떤 선거에서도 네거티브가 승리한 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운동이 끝나는 자정 직전까지도 공격은 계속됐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25일 저녁 박 후보의 광화문 현장유세 근처에 있던 일행이 한나라당 여성 선거 운동원들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하고 원색적인 폭언을 가했다”며 박 후보의 사죄를 요구했다. 강승규 나경원 캠프 비서실장은 “박 후보가 광화문 유세에서 ‘한나라당은 쓸모없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며 “그렇다면 같은 식으로 말해서 ‘박원순은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해도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