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하늘의 것을 담기
입력 2011-10-25 19:00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하늘은 조금씩 빛으로 열려 가는데 거리에는 아직 새벽어둠이 남아 있습니다. 고여 있는 빗물을 보니 하늘이 비칩니다. 이 땅에 있는 것도 하늘을 담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늘은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하늘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새벽이 오는 거리에 고여 있는 빗물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자신이 온 곳을 보여주는 모양입니다. 빗물은 어둠이 묻어 있는 거리에 있지만 하늘에서 내려왔기에 하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리에 굴러다니는 낙엽은 아무리 보고 있어도 하늘을 비춰주지 않습니다. 낙엽은 땅에서 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늘에서 온 것은 하늘을 보여주고 땅에서 난 것은 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득 ‘나를 보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순간 예수님을 볼 수 있다면 인생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존재요,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데 말입니다. 마음에 남아 있는 세상의 것들을 비우고 우리 안에 예수님이 드러나도록 순종할 때 이 세상은 환하게 새로운 날로 밝아 올 것입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