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에… 국제 쌀값 비상
입력 2011-10-26 00:34
최악의 홍수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태국 때문에 전 세계 쌀값이 향후 수개월 동안 계속 오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국은 지난 7월부터 50년 만에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인해 수도 방콕 등 곳곳이 침수됐다. 이에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은 쌀 수확과 쌓아뒀던 재고에도 비상이 걸렸다. 캘리포니아 컨설팅업체 라이스 트레이더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전체 수확량의 20%인 쌀 300만t이 사라졌다”고 추산했다.
태국은 전체의 12.5%가 침수됐고 캄보디아(12%), 라오스(7.5%), 필리핀(6%), 베트남(0.4%)도 농경지가 대거 물에 잠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유엔은 “심각한 식량 부족이 우려된다”고 했다.
쌀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실제 태국 정부는 수확된 쌀을 최근 시장가격보다 40%가량 높은 t당 1만5000바트(480달러, 50만원)에 사들일 계획이다. 이에 쌀 수출 2위 베트남에서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 t당 700∼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WSJ는 예측했다.
이 때문에 태국을 대신할 중요한 쌀 공급처로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쌀을 수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인도와 파키스탄으로부터 쌀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WSJ는 “태국과 반대로 미국의 가뭄에 따른 쌀 수확량 감소도 쌀값 인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은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태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방콕을 포함한 21개 지역에 27일부터 31일까지 임시공휴일을 선포하고 방콕 돈므앙공항을 다음 달 1일까지 폐쇄키로 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