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0·26 재보선] 박원순 후보, 24시간 10∼20분 단위로 쪼개 ‘무박2일’ 호소

입력 2011-10-25 22:31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25일 일정은 25개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박 후보는 24시간을 10∼20분 단위로 잘게 쪼갰다. 그가 자청한 일정이다. 박 후보는 전날 오전 6시30분부터 ‘무박 2일 유세’를 펼쳤다.

유세는 0시 서초동 교보타워 사거리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근무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건의에 박 후보는 “쉼터 같은 것은 큰 돈 들이지 않고 가능한 일이다. 공공자치센터 등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내며 대화를 이끌었다. 새벽엔 노량진수산시장, 강서농수산물시장,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오전 3시50분 정릉동 버스차고지에 도착했다. 첫 버스에 올라 운전기사, 승객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태원에서 경비를 하는 승객은 “얼마나 서민들이 어려운지 알아야 해요. 버스 타기 전까지도 어떤 사람을 찍어야 하나 고민 많이 했어요. 늘 그것을 잘 생각하세요”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명심하겠다”며 허리를 숙였다.

박 후보는 청진동에서 버스를 내렸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은 뒤 신림동으로 가 환경미화원과 30번째이자 마지막인 ‘정책&경청투어’를 가졌다. 박 후보는 미화원들에게 “서울공무원 중 사법경찰권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쓰레기 투기 단속권한을 환경 미화원이 갖고 있다면 현장에서 유효하게 쓸 수 있고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전 9시30분, 시청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선거대책위원장단을 만났다. 마지막 기자회견을 위해서다. 박 후보는 “낡은 시대를 연장하려는 세력이 총결집하고 있다. 변화를 바라는 우리 모두가 흔들리지 않고, 정성을 모아 승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공개지지에도 불구하고 ‘초박빙’이라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새벽에 나왔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캠프에서 후보의 발언 수위를 높였다.

기자회견 후 박 후보는 서울시내 10개구를 20분씩 찾아 유세를 벌였고 오후 7시50분 광화문광장을 찾아 총집중 유세를 가졌다. 민주당 손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모두 모였다.

오후 8시40분 광화문광장에서 종각까지 20분간 걸으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박 후보는 거리유세가 금지된 오후 10시부터 공식선거운동 마감시한인 자정까지 을지로6가 두산타워광장에서 시민들과 사진을 찍으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