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커닝햄이 말하는 승리하는 신앙

입력 2011-10-25 10:17


[미션라이프] 구세군의 창시자 윌리엄 부스는 생전에 만나는 사람에게 마다 “당신은 여전히 불타고 있습니까?”(Are you still burning?)라고 물었다고 한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의 가슴은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타오르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국제예수전도단(YWAM)을 창시한 로렌 커닝햄 목사에게 나는 부스의 그 질문을 했다. “당신은 24살 젊은 날에 큰 파도와 같은 물결이 전 세계의 대륙을 덮는 환상을 보고 하나님께 삶을 드리기로 헌신했습니다. 그 헌신과 비전으로 1960년에 창설한 YWAM은 지금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2만여 명의 헌신자들이 YWAM의 기치 하에 사역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500여만 명의 사람들이 YWAM으로부터 직접적인 전도를 받았습니다. 당신의 삶은 축복받았고 성공적이었습니다. 이제 목사님의 나이 77세. 여전히 당신은 불타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그의 대답은 간단하고 단호했다. “타오릅니다. 내 가슴은 더욱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물이 바다를 덮는 것 같이 이 땅의 젊은이들이 일어나 주의 복음으로 세상을 덮는 그 환상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선명합니다. 나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커닝햄 목사는 그의 평생 동역자인 정근모 박사, 할리우드에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과 함께 최근 국민일보를 찾았다. 이번에 그는 기독교학교인증기구(GAA·Global Accreditation Associaation) 한국지부 발족과 각종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커닝햄 목사를 만나 인터뷰 했지만 이번 대화가 가장 깊었다. ‘복음의 노병(老兵)’의 말은 여전히 생기 넘쳤다.

-기독교학교인증기구(GAA)는 기독교 교육 증진을 위한 단체로 들었습니다. 바람직한 기독교 교육이란 무엇입니까?

“1974년에 하나님은 우리(YWAM)에게 교육 사명을 주셨습니다. 당시 14명의 저명한 기독교 교육가들을 YWAM 베이스가 있는 하와이 코나에 초청,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교육은 나무와 같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나무는 뿌리와 몸통, 잎과 열매 등으로 이뤄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뿌리지요. 기독교교육, 아니 모든 교육의 뿌리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레몬의 뿌리를 지닌 나무에서 사과 열매가 맺혀질 수 없습니다. 뿌리에 확고한 기독교 정신이 있어야 그 정신이 줄기를 타고 올라가며 뿌리와 일치하는 DNA를 지닌 열매를 맺습니다. 줄기는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치는 믿음과 똑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 가치는 뿌리인 믿음에서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독교 교육의 근본은 뿌리를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철저한 대면, 그것을 통한 믿음만이 이 물질적이고 상대적 세상에서 기독교교육이 펼쳐지게 하는 힘입니다.”

-가치는 가변적인 것이 아닙니까?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일반 교육에서는 가치만 이야기 합니다. 물론 그 가치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합니다. 크리스천들도 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이제 가치가 달라지고 있어. 세상과 깊은 연관성을 가져야 해’라고 말합니다. 물론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확고한 믿음의 뿌리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에서 ‘마음을 새롭게’ 하며 세상을 변혁(트랜스포메이션)시킬 수 있는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기독교 교육은 이 사회에서 2등급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1등급이 되어야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베이식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백 투 더 루트’(Back to the root)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커닝햄 목사는 크리스천들은 이미 이 땅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은 시작되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뿌리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 기독교권에서는 커닝햄 목사가 주창한 세상의 7대 영역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믿음을 갖고 들어가야 할 이 땅의 7대 영역, 소위 ‘7개의 산’(Seven Mountain)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1975년에 열방의 제자화를 위한 7대 영역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7대 영역은 가족 종교 교육 문화 대중매체 경제 정부입니다. 복음은 교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영역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열방의 제자화가 이뤄집니다. 이 7대 영역은 우리가 거하는 삶의 처소이며 선교지입니다. 하나님을 만난 우리 모두가 이 영역의 선교사입니다. 크리스천들이 각 산을 복음으로 정복해야 합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너무나 ‘보이는’ 교회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7가지 영역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교회는 빌딩이나 그룹이 아닙니다. 교회는 모든 사람들이지요. 크리스천들은 매 순간 모자를 바꿔 씁니다. 교회와 직장, 공공장소, 미디어 영역 등을 지나칩니다. 각 장소마다 다른 모자를 쓰는 것 같지만 정신은 동일합니다. 모자 속 머리에는 기독교 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지요. 교회는 ‘우리만의 리그전’을 치러서는 안 됩니다. ‘교회 게토화 현상’을 타파해야 합니다. 세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마음을 새롭게 한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세상의 각 영역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부흥의 현상입니다.”

커닝햄 목사는 하나님은 ‘주일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모든 요일의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크리스천들이 교회를 뛰어넘어 세상의 영역 속으로 들어갈 때에 역으로 교회의 부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탄의 전략은 크리스천들로 하여금 교회 내에만 머물면서 세상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거듭 ‘모든 사람들이 목회자요, 사역자’라고 언급했다. 미니스트리(사역)를 교회에 한정하게 하는 것은 다른 6대 영역을 잃게 하고 결국은 교회 영역까지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요즘 한국교회는 위기 상황입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요?

“지금 한국 교회 상황은 30여 년 전의 미국 교회와 같습니다. 교회의 가장 큰 적은 핍박이 아니라 부요함입니다. 번영은 교회의 가장 큰 시험입니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시험을 잘 통과하기 위해서는 모든 열방에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가 풍요를 누리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복음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예수님 지상명령의 준행은 우리 부요함의 비결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십시오. 안전지역에서 나오십시오. 우리 자녀들을 불신과 냉소 가득한 무신론의 희생자가 되지 않게 하십시오. 그들을 7대 영역의 선교사로 보내십시오. 이 시대 복음의 영웅이 나와야 합니다. 그러면 교회가 견고히 설 것입니다.”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물었다. ‘관계’(Relationship)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십시오. 삼각형을 생각해 보세요. 꼭짓점은 하나님입니다. 밑변 양쪽에 나와 타인이 있습니다. 당신이 하나님과 가까워질수록 타인과 밀접해 질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인생의 열쇠 입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