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사고 4년… 서해안 10개 시·군 주민들 뿔났다
입력 2011-10-25 09:01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4주년을 40여일 앞두고 충남 태안군 등 피해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전남·전북 지역 10개 시·군의 서해안유류피해민연합회 회장단 100여명은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 앞에서 ‘서해안유류피해민 삼성·대정부 총궐기대회’ 출정식을 가졌다.
연합회는 충남 태안군을 시작으로 10개 시·군 대책위원회 별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삼성그룹 본관 정문, 후문 앞, 리솜 미술관 앞 등 5곳에서 30일간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연합회는 이 릴레이 시위가 끝나면 오는 12월 7일 서울 여의도공원과 정부종합청사, 서울광장, 삼성그룹본관 등에서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사고 발생 4년이 다됐는데도 피해 보상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국응복 유류피해민연합회장은 “국토해양부를 통해 지난달 7일 피해 주민들을 위한 지역발전기금을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려줄 것을 삼성 측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어 집단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피해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지지부진해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어민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성의 무책임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이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국제보상 규정이 까다로운데다 피해주민들이 피해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태안군의 경우 피해보상 청구금액 6556억 가운데 6.2%인 403억원밖에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국 피해보상 청구금액은 총 2조644억원(방제비는 빠짐)이었으나 인정받은 금액은 3.2%인 669억원에 그쳤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2007년 12월 7일 1만1000t급 해상크레인을 실은 바지선을 무리하게 운행하다 예인줄이 끊어지면서 유조선 허베이스트리트호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실린 원유 1만2549㎘(7만8918배럴)가 바다로 유출돼 10만명의 피해자와 3조70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태안=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