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신학 맥잇는 백석대 교수 81명중 79명… “여성목사 안수 반대할 이유가 없다”

입력 2011-10-24 20:59


보수 신학의 맥을 잇고 있는 백석대 교수들이 “오늘날 목사는 구약의 제사장이 아니다”는 해석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여성목사 안수’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오늘날 교회의 목사직은 제사장이 아니라 사도의 전통을 이어받는 교회의 목양자이자 권위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석학원(설립자 장종현 목사)은 소속 교수 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목사가 구약적 제사장이 아니다”에 79명의 학자들이 ‘그렇다’고 답변했으며 2명만 ‘아니다’에 답했다고 24일 밝혔다. 백석학원은 이날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우선 “상당수 목회자들이 목사직을 구약의 제사장과 유사한 직분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목사는 에베소서 4장 11절에 근거한 직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약 제사장과 선지자, 왕의 ‘3중직’을 예수 그리스도 대신 목사 개인에게 적용한 것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약시대 제사장은 백성을 대표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직분이며 제사 집례와 율법 교육, 재판, 찬양 등을 담당했다”며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제사장으로서 구약 제사제도를 십자가에서 성취했기에 오늘날 목사는 말씀을 가르치고 성도를 양육하는 일을 수행하지만 ‘제사장’이라는 직분은 이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해서도 허락하는 입장을 취했다. 이들은 “신약시대에는 여자나 남자 모두가 성령 안에서 같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며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또 여성 목사 안수 반대 근거로 인용되는 고린도전서 14장 34, 35절과 디모데전서 2장 12절에 대해 “가르치는 것과 주관하는 것이 목사의 직무라면 여성은 교회학교 교사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여성 교사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이유를 밝힐 수 없다면 여성 목사 안수도 반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칼뱅의 ‘기독교강요’(4권 15장 21절)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세례를 주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는 여성이 목사가 되면 안 된다는 내용이 아니라 감독 앞에서 여성들이 세례를 집행하는 것을 반대하는 내용”이라며 “남녀 문제를 떠나 이미 세례를 베풀 권한이 있는 감독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평신도가 세례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교수들은 지난달 20일 예장 백석 교단이 여성 목사 안수를 시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한국교회와 선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미혼모 상담이나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 대한 도움도 실질적 차원에서 진전될 것으로 평가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