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매수수료 줄다리기 끝날까
입력 2011-10-24 18:46
공정거래위원회와 백화점의 판매수수료 공방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하는 분위기인 데다 더 이상 끌어봐야 서로 좋을 게 없다는 공감대도 엿보인다.
24일 백화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차례대로 공정위에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제출한 가운데 양측의 기싸움은 여전히 팽팽하다. 다만 공정위가 백화점을 압박한 끝에 어느 정도 진전된 안을 받아놨고, 공정위도 장기전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여서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백화점 측은 “이제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당초 이달부터 판매수수료 인하를 실시하겠다고 지난달 초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세부 논의과정에서 공정위가 백화점이 제시한 수수료 인하 방안을 거절하고 영업이익의 10%를 내놓을 것을 요구해 협의가 무산됐다. 공정위가 명품 업체와 국내 업체의 수수료를 비교해 공개하면서 압박수위를 높이자 백화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정된 개선안을 내놨다. 새로 제출한 안은 수수료 인하 대상 업체를 배 가까이 늘이고 수수료를 3∼7%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도 차라리 명품 업체 수수료를 높일 수 있다면 오히려 편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최대한 공정위 요구에 맞춰 안을 제출해놓고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측은 백화점을 압박해 새롭게 받아낸 수수료 인하안에 충분히 만족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싸움을 오래 끌수록 공정위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사태를 해결하려는 눈치다. 현재 공정위는 백화점의 새로운 안을 검토하면서 업체별 인하율과 선정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추가로 요구해놓은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대상 업체만 무더기로 늘려 명단을 적어 낸 곳도 있어 세부적인 내용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3% 포인트만 겨우 인하한 곳이 대부분인지, 7% 포인트까지 내린 업체가 많은지를 봐야 백화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추가 자료에서 수수료 인하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