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재정위기 직격탄 맞는 수출업종… 석유·화학 등 3분기 실적 급락
입력 2011-10-24 18:46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여파가 내년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석유, 화학, 에너지, 철강 등 주요 수출업종은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으로 3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등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1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9%가 ‘내년 상반기에 미국·EU의 재정위기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답했다고 24일 밝혔다.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불안이 이미 국내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94.2%에 달했다.
최근 전반적인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 57.9%는 ‘상반기에 비해 나빠졌다’고 답했다. 자동차·부품, 섬유·의류,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경영상황이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조사대상 기업의 50.8%는 올 하반기 들어 매출이 상반기보다 평균 9.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54.5%는 주문량이, 59.0%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실제 국내 대표 수출기업의 올해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86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4% 감소했다. 현재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철강산업의 영업환경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49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6.6%,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