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계 통산 100승 주인공 최나연 “청야니 통해 비거리 중요성 새삼 깨달았어요”
입력 2011-10-24 18:41
최나연(24·SK텔레콤)은 낙지를 좋아한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보양식으로 낙지를 먹였다고 한다.
지난 16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째를 달성한 최나연과의 기자간담회는 24일 낮 인천국제공항 옆 스카이72 골프장 식당에서 낙지가 들어간 연포탕을 먹으며 이뤄졌다. 이날 오전 대만에서 귀국한 최나연 앞에는 별도로 낙지 볶음이 추가돼 있었다.
간담회는 주로 라이벌인 세계랭킹 1위 청야니(22·대만)와 관련된 내용에 집중됐다.
“청야니가 14살 때 인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만났어요. 그때도 비거리가 엄청났어요. 하지만 이렇게 잘 칠 줄을 생각지도 못했어요.”
당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최나연은 비슷한 또래의 청야니와 미야자토 아이(일본)와는 주니어시절에도 1년에 한 두 번씩 국제대회에서 만나 친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특히 청야니는 최나연과 닮은 보이시한 모습이어서 더욱 친근감이 갔다고 했다.
“처음 만난 청야니는 앞니 4개가 빠져 있었어요. 넘어졌다든가 싸웠다든가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치아가 없어 대화도 잘 안됐어요.”
얘기는 2주전 말레이시아 사임다비대회에서 통산 100승째를 달성할 당시로 옮아갔다.
“4라운드 초반에 더블보기를 했을 때 포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캐디가 ‘오히려 초반이어서 잘 됐다. 잊어버리고 열심히 하자’고 해 마음을 고쳐먹고 끝까지 버텼죠.”
최나연은 한국(계)선수 100승이 늦춰진 것에 대해 “100승 관련 언론 보도를 보고 한국선수들이 부담감을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나연은 자신이 100승을 달성한 것이 아니라 ‘100승째’를 달성한 것이었을 뿐인데 주위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도 말했다.
어쨌든 청야니와의 라이벌 관계 때문인지 지난 주 대만 대회때는 갤러리들이 4일 내내 청야니 다음으로 자신을 응원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이름을 불러줬고 한글열쇠고리 등 많은 선물도 받았다고 했다. “청야니를 통해 비거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어요. 동계시즌에 비거리를 늘이는 훈련을 많이 해 내년에는 더욱 좋은 성적으로 한국팬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올 시즌 남은 4개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일본 미즈노클래식(11월4∼6일)과 투어 챌린지(12월9∼11일)에만 출전하는 최나연은 25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영종도=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