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2010년 아픔 돌려주마” vs SK “2010년 악몽 기억하라”

입력 2011-10-24 18:41


“지난해 패배를 반드시 복수 하겠다.”(류중일 삼성 감독) “작년을 기억하라.”(박정권 SK 4번 타자)

일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맞붙는 삼성과 SK는 서로 승리를 자신했다. 24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에선 류중일 감독과 팀 내 최고참 진갑용, 올 시즌 홈런왕 최형우가 나왔다. SK는 이만수 감독대행과 주장 이호준, ‘가을 남자’ 박정권이 나섰다.

먼저 포문은 류 감독이 열었다. 류 감독은 “강팀 KIA와 롯데를 꺾고 올라오는 것을 보고 SK가 정말 야구를 잘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면서도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참패했다.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 선수들도 SK가 올라오기를 학수고대했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이에 이 대행은 “가을하면 SK, SK하면 가을이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멋지고 깨끗한 야구를 하겠다”고 답했다.

선수들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특히 전주고 2년 선후배인 박정권과 최형우의 입심 대결이 화제였다. 최형우는 “박정권 선배가 가을에 너무 잘한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으니까 한국시리즈에서는 그냥 조용히 집으로 가도록 보내드리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정권은 “정규리그 때 30홈런, 100타점은 아무나 못하는 것”이라면서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는 다르다. 단 한 게임도 못 이기고 우리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겨준 지난해를 기억하라”고 응수했다.

서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강점에 대해 삼성은 ‘체력적 우위’를, SK는 ‘분위기와 경험’을 각각 꼽았다. 진갑용은 “삼성이 앞서는 것은 체력적으로 안배가 잘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은 “힘들고 안 되겠다 싶을 때 더 강해지는 게 SK”라고 맞불을 놓았다. 박정권도 “체력적인 부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팀이 조금씩 완성돼 가고 있다’며 “팀 분위기나 상황은 최고조”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류 감독은 “20일 동안 훈련과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작년에 SK한테 참패를 해 반성도 많았다. 올해는 정말 멋있는 한국시리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행은 “사실 대구 팬 중 반은 나를 응원할 것이라는 것은 농담이었다. 당연히 대구 팬은 삼성을 응원할 것이다”면서도 “대구 팬들이 일방적으로 삼성만 응원하지 말고 우리 팀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는 매티스(삼성)와 고효준(SK)이 각각 선발로 나선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