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는 없다… 박영석 실종6일 수색 계속 가족·친지 등 네팔 현지로

입력 2011-10-24 21:44

‘박영석 원정대’를 찾기 위한 수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산악연맹은 24일 해발고도 5750m 근처 안나푸르나 남벽 출발점 근처에 있는 실종 추정 지역을 새벽부터 수색했다고 밝혔다. 박 대장과 강기석 신동민 대원의 실종이 6일째 되면서 생존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지만 구조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연맹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박 대장의 신념이었듯 우리도 마지막 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 구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대는 이날 실종 추정 지점으로 거론되는 ‘베르크슈룬트’의 내부를 수색했다. 구조대는 전날 유학재 카조리원정대 대장이 셰르파들과 함께 로프를 타고 내려가 대략적인 지형을 파악한 바 있다. 너비 4∼5m에 깊이 30∼40m로 추정되는 베르크슈룬트는 안으로 들어갈수록 폭이 점점 넓어지는 역깔대기 구조다. 틈새 입구부터 바닥까지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양쪽 벽이 여러 각도로 굽이쳐 있기 때문에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랜턴을 켜야 된다. 게다가 이곳 안으로는 아직도 눈사태에 따른 눈이나 낙석이 흘러들고 있는 상태다. 연맹은 애초 금속탐지기를 급히 국내에서 공수해 수색에 활용키로 했으나 적절한 기기를 찾지 못했다.

한편 박 대장 일행의 수색이 늦어지자 가족과 친지들도 이날 네팔 카트만두로 떠났다. 또 박 대장과 친분이 깊은 만화가 허영만씨, 산악인 김재수 및 김창호 연맹 이사, 구조 전문요원, 국내 의료진 등도 함께 히말라야로 향했다. 가족과 구조 요원들은 카트만두에 도착하면 바로 헬리콥터를 타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올라가 수색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02년 박 대장과 히말라야 K2(8611m) 산행을 함께한 이후 친구가 됐다는 허 화백은 “박 대장이 얼음 속에 갇혀 있는데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져 현지로 간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