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유리창’ 63빌딩 옷 갈아 입는다
입력 2011-10-24 18:17
“그 많은 금은 다 어디로 가나.”
국내 최고층 빌딩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이 5년여에 걸쳐 리모델링된다. 63빌딩의 상징인 1만3000여장의 금빛 유리창 전체가 교체될 예정이어서 기존 유리에 입혔던 금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한생명은 “63빌딩 시설 현대화를 위해 2016년까지 총 1만3400장의 특수 유리창 교체부터 시작해 내부 설비까지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현재 총 1만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빌딩 내 근무하고 있는 점을 감안,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실시되는 리모델링 작업에는 5년여가 걸릴 예정이다.
1985년 완공된 63빌딩은 금으로 도금된 특수 유리창으로 태양 광선의 각도에 따라 황금색, 은색, 붉은색으로 변하는 빌딩 외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한생명은 새로 교체될 유리에는 그 사이 발전된 코팅 기술이 사용되므로 금 도금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값이 g당 6만원에 달하는 등 가파르게 오른 만큼 기존 유리에 도금됐던 금의 재활용 여부도 관심이다. 도금 당시 유리 한 장당 0.5g의 금이 사용됐다. 총 6700g, 4억원어치다. 그러나 대한생명 관계자는 “금을 추출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고 공업용 금이라 추출해도 쓸모가 적어 그냥 폐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모델링은 63빌딩이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서의 위상이 위협받는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인근 여의도 중심부에 이달 내 문을 열 서울국제금융센터는 284m로 63빌딩의 249m보다 높다. 63빌딩은 그동안 최고층 빌딩으로 수족관, 아이맥스 영화관, 전망대 등을 갖춰 올해까지 하루 평균 관람객 8220명, 누적관람객 7500만명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