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 길을 찾다] 숨가쁜 저탄소 경영 숨쉬는 신성장 동력 우린 세계로 간다

입력 2011-10-24 17:49


녹색경영의 시대다. 전 세계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경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서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환경문제에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전반의 활동에 녹색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녹색경영 선택 아닌 필수=녹색경영은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최근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고민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녹색경영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속속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녹색경영을 선포한지 2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올해 사업장 온실가스를 2008년 대비 38%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직접 배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 협력사와 물류, 임직원 출장 등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도 산출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LG는 에너지, 전기자동차 부품, 리빙에코, 헬스케어 등 녹색경영과 연관된 분야를 그룹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경영은 특정 업종에 제한되지 않는다. 업종과 상관없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생산, 유통, 소비 그리고 폐기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 녹색경영이 도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웰빙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일반 소비재 제품에는 녹색경영이 적극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그 과정 역시 자연친화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도 자연스레 녹색경영이 도입된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면서 풍력·수력·태양열 등 안전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관련 업체들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녹색소비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은 아직 낮은 편이다. 통계청이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녹색생활지표 작성결과’에 따르면 내복입기(48.2%), 대기전력 차단(57.9%), 마트에서 장바구니 이용(59.8%) 등 녹색소비를 위한 노력이 대부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7.7%는 녹색 소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일반인들은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는 셈이다.

◇팔 걷어 부친 정부=정부도 기업의 녹색성장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 경제발전과 더불어 저탄소 사회를 구현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각종 정책을 추진 중이다. 녹색경영의 바탕이 되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지난해 1월 13일 제정, 시행 중이며 앞서 2009년 2월에는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을 공동위원장으로 두는 녹색성장위원회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식경제부는 내년에 산업 부문에서 470만t, 발전 부문에서 360만t 등 모두 83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획대로 달성되면 산업 부문에서 전기차 350만대를 도입한 효과를, 발전 부문에서 원자력발전소 1기(1000㎿)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녹색인증 범위를 점차 확대해 85개 중점분야의 1745개 핵심기술에서 도입 중이다.

환경부는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3%를 차지하는 비산업 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그린카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결과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의 중요성에 대해 90.3%가 인식하고 있지만 녹색제품을 구입·사용해본 소비자 비율은 39.6%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녹색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그린카드를 이용해 녹색제품을 구입하면 일정비율의 포인트를 적립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카드가 그린카드 주관 운영 및 발급사로 나서며 현대자동차,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28개 기업이 그린카드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