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대 간 갈등조장 옳지 않다
입력 2011-10-24 17:38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3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오늘까지 각 후보들은 시장에 당선됐을 경우 실행할 공약과 정책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상대방 학력, 경력, 심지어 개인사의 약점을 들춰내 지지층 이탈을 이끌어 내려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전념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사회는 계층, 이념, 지역, 세대 간 극심한 갈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세대·이념 간 갈등이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흔히 정치는 사회 각 분야에서 분출되는 갈등을 녹여내는 종합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번 선거를 통해 사회에서 분출하는 갈등을 녹여내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고 확대하는 부정적 행태를 보여주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는 자신들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대해 ‘네 탓이요’를 말하고 있다. ‘진흙탕 정치’의 진수를 보여준 이번 선거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실망 그 자체다. 유권자들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해야 하는 고민이 아니라 최악이 아닌 차악을 택해야 하는 선택의 갈등에 빠졌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 멘토단 가운데 한 명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설득하기 힘든 노인들을 온천으로 보내자’는 트위터 글에 ‘진짜 효자’라고 맞장구친 것은 지성인으로 그의 양식을 의심케 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선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세대 간 갈등’의 노정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사들의 진중함이 요구된다.
오늘이 D-1이다. 공식선거운동이 곧 종료되고 누군가는 시민의 선택을 받아 서울시장이 되어야 한다. 누가 당선되는 것이 ‘시대정신’의 반영이냐를 놓고 양측은 여전히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번 보선에 서울 시민과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될 만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천만 서울 시민의 바람이자 국민의 소망이다. 평일이지만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