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羅 “박원순, 판세 불리 자인한 셈”
입력 2011-10-24 21:48
한나라당은 24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 지원에 나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화력을 총동원해 맹폭했다. 오세훈 전 시장 사퇴 후 정치권을 강타한 ‘안철수 돌풍’이 선거 막판 다시 몰아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홍준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에 대해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선대위는 “박 후보 뒤에서 상왕 정치라도 하겠다는 오만인가. ‘철없는 철수씨의 정치도박’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논평했다.
‘박원순 저격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 원장은 ‘안철수 연구소’ 주식 37%를 가지고 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104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며 “상근도 하지 않는 회사에서 매달 1억원씩 따박따박 받은 분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그는 “안 원장이 주식 10만주를 팔아서 챙긴 20여억원으로 (유학시절) 미국에서 집을 산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에 대해서도 ‘재협찬 후보’ ‘허수아비 후보’라며 독설을 쏟아냈다.
나경원 후보는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선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를 겨냥해 “남자가 쩨쩨하게 치졸한 선거캠페인을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는 “안 원장의 등장은 선거 판세가 박 후보에게 어려워졌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는 나경원과 박원순 후보의 선거로, 당당한 일대일 대결을 원한다”며 “더 이상 온갖 방어막과 모호함, 다른 세력의 그림자 속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나와 달라”고 촉구했다.
나 후보는 또 “여성 후보를 상대로 야권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해 박 후보를 협찬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저는 다윗이지만 당당하고 원칙을 지키며 깨끗한 캠페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운동만 하시던 분이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나서다 보니 온갖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토론회에서도 확인했듯이 (박 후보는) 공약이 수시로 바뀐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강남 고급 피부클리닉을 이용하고 있다는 야권 공세와 관련, “그 치졸한 네거티브는 여성 정치인에 대한 테러였다”며 “이것은 여성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