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국인들 “삼겹살, 가장 맛있어요”

입력 2011-10-24 14:29


“서울에 온 지 4일째인데 한국음식을 계속 먹었어요. 라면이나 불판에 구운 돼지고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음식 맛에 매료됐다는 미국인 브라이언(37), 리사(36) 내기씨 부부는 24일 서울 명동의 한 대형백화점 음식코너에서 ‘라볶이’(라면을 함께 넣어 볶은 떡볶이)를 주문해 먹고 있었다. 리사씨는 “어제 점심에 인사동에서 먹은 매운 라면이 맛있다고 했더니 한국인 친구가 라볶이를 추천해줬다. 라면보다 맵지만 계속 맛보게 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씨는 “한국음식 대부분이 좋았지만 그중 김치의 독특한 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음식의 폭이 넓어졌다.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1위는 삼겹살이었다. 다음으로 김치나 떡볶이 등 매운 양념을 넣은 음식이 꼽혔다. 특히 영어를 쓰는 외국인들이 김치 또는 김치가 들어간 음식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시 외국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외국인 1984명을 대상으로 ‘서울의 맛있는 먹거리’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외국인(558명)이 삼겹살을 선택했다. 2위는 김치, 찌개, 전 등 김치요리(332명), 3위는 떡볶이(313명)였다. 이어 비빔밥(231명), 삼계탕(172명), 갈비(76명), 냉면(43명), 보쌈(42명) 등의 순이었다.

영어를 쓰는 응답자의 한국음식 순위는 1위 김치 또는 김치요리, 2위 삼겹살, 3위 떡볶이였다. 중국인 선호도는 삼겹살, 떡볶이, 김치 순으로 조사됐다. 일본인들은 삼계탕, 삼겹살, 김치 순으로 선택했다.

시 관계자는 “순위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순대나 호떡 등 길거리 음식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며 “냄새 때문에 싫어할 거 같은 된장찌개를 좋아한다는 영어권 외국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는 영어권 952명, 중국어권 870명, 일어권 162명이 참여했다. 시는 앞으로 서울의 관광 명소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매달 실시, 관광 아이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