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타종교 프로그램 도입' 논란
입력 2011-10-24 16:44
[미션라이프] ‘기독교 정신’을 표방하고 있는 안양대학교(총장 김승태)가 타종교 프로그램을 도입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안양대는 고인이 된 김영실 전 총장이 ‘각자 처한 곳에서 노사갈등·빈부·부정부패 해결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1980년대부터 기독교정신을 근간으로 한 한구석밝히기운동을 벌여왔다. 김 전 총장의 아들인 김승태 총장은 2006년부터 ‘아리코스’라는 형태로 이를 계승해 세계 각국 탐방을 통한 문화교류로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최근엔 아리코스에서 불교의 108배를 소개하거나 사주 봐오기 과제물을 내는 등 기독교정신과는 거리가 먼 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있다는 주장이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프로그램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한구석밝히기운동 모 임원고 안양대 모 임원은 불교계 인사로 당장 보직을 사퇴하고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학교 신학대생 A씨는 “자기를 찾자는 명분 하에 절을 하고 사주를 봐오는 것은 43년 예장대신 전통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안양대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대신을 모태로 한 학교다. 신대원 학생들은 졸업 후 예장대신 소속으로 목회활동을 한다.
이 학교 B 교수도 지난달 중국 소림사 방장 초청 특강을 예로 들며 “이날 행사는 불교의 승려가 불교를 알리고자 진행한 특강이었다”며 “기독교정신을 전혀 모르는 타종교인을 강사로 불러와 기독교정신으로 시작한 한구석밝히기운동을 훼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지난달부터 ‘불교 프로그램 중단’과 ‘불교계 인사 퇴출’을 요구하며 매일 기도회를 열고 있다. 25일엔 동문들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안양대 측은 “호흡법, 침묵산행, 죽음체험 등은 국내외 리더십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코스 운영은 안양대 교양학부 교수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불교 승려나 선사들이 강사로 참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두 임원에 대해서도 “두 사람이 불교 신앙을 갖고 있다고 해서 건학정신이 훼손된다는 것은 무리”라며 “안양대는 기독교 관련 행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타종교 관련 행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양=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