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25일 삼성과 1차전

입력 2011-10-23 23:33

‘가을 남자’ 박정권이 연타석 투런포로 SK를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끌었다.

비 때문에 하루 연기돼 23일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5차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대부분 롯데의 우세를 예상했다. PO 4차전에서 투수를 모두 소진한 롯데가 비 덕분에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은 이 예상이 맞는 듯 했다. SK는 롯데 선발 송승준의 공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그러는 사이 롯데는 1회말 흔들리는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한 점을 먼저 선취하며 단 1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하지만 SK에게는 ‘가을 남자’ 박정권이 있었다. 박정권은 0-1로 뒤지던 4회 1사 1루에서 송승준의 시속 142㎞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115븖짜리 투런포를 작렬했다. 박정권은 이 홈런으로 잘 던지던 송승준을 강판시켰으며, 팀 분위기를 일순간에 SK쪽으로 바꿨다. 박정권은 또 팀이 4-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또다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정권은 홈런 두 방으로 PO 5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뿐 아니라 기자단 투표수 62표 중 59표라는 몰표를 얻어 PO 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타율이 0.252, 홈런은 13개에 불과했던 박정권은 PO에서 타율 0.381(21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의 맹타를 날리며 ‘가을 남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박정권은 PO 통산 홈런 6개로 1위 이승엽(당시 삼성)과 타이를 이뤘다. 박정권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삼성 선수들이 체력을 아끼고 우리를 맞이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분위기를 탔기 때문에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박정권의 홈런 2개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로 롯데 마운드를 맹폭하며 8대 4로 승리, PO시리즈 전적 3승2패로 2007년 이후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롯데는 이날 무려 9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의지를 불태웠지만 박정권의 홈런 두 방에 눈물을 떨궜다. 삼성과 SK가 맞붙는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5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

부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