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기업에 비우호적… 단임할수도” 스티브 잡스 전기서 드러난 새로운 사실들
입력 2011-10-23 19:00
지난 5일(현지시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아 연임에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성추문 당시 그에게 조언을 구했던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미국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입수한 잡스의 전기 ‘스티브 잡스’ 사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오바마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가진 45분간의 만남에서 “정부가 좀 더 기업친화적이어야 한다”면서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교사노조가 나쁜 교사들을 보호한다”면서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맹비난했다. 당시 오바마와의 만남에 부정적이었던 그는 아내인 로렌 파월이 “대통령이 당신을 정말 만나고 싶어한다”고 설득하자 “그럼 개인적으로 만나자고 해야 한다”면서 5일 전까지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8년 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추문이 터졌을 때 늦은 밤 잡스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잡스는 클린턴에게 “당신이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성추문이 사실이라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직언했다. 잡스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에 따르면 잡스의 충고를 들은 클린턴의 전화기에선 오랜 침묵이 흘렀다고 한다.
전기에는 잡스 주변인물과 평소 생활에 대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도 담겨져 있다. 잡스는 애플의 수석디자이너이자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를 그의 ‘영적 파트너’라고 불렀다. 그는 아이작슨에게 “애플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브보다 더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반면 85년 자신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내쫓은 경영진에 대해서는 “돈밖에 모르며 부패한 가치를 지닌 부패한 사람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잡스는 시장조사도 믿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조사보고서에 없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한국시간 25일) 전 세계 25개국에서 동시 출간되는 630쪽 분량의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의 원래 제목은 ‘아이스티브(iSteve)’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잡스 전기는 미 시사주간 타임 편집장 출신인 아이작슨이 잡스의 가족과 지인 40여명을 인터뷰해 쓴 것으로 전 세계 언론과 출판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