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 이젠 추위와의 싸움… 美 동부지역 기온 뚝 떨어져 시위 참가자 조금씩 줄어들어
입력 2011-10-23 19:00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反)월가 시위가 이제 자연과의 싸움에 직면했다.
10월 하순으로 접어들자 미 동부 지역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반월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0여명이 자원봉사 의료센터를 찾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가 많지만 날이 갈수록 추위나 날씨 변화에 따른 저체온증, 피부병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달 들어 동부 지역에는 예년에 비해 훨씬 비가 자주 내리고, 기온도 평년보다 낮다. 시위대는 밤에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텐트 설치 허가를 뉴욕시에 요청했지만, 시는 공공장소에 텐트 같은 구조물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시위자 중 많은 사람은 의료보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인근의 지역 보건소를 이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건소를 찾는 사람 중 피부 감염과 호흡기 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시위 참여자들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기존 참여자들이 조금씩 이탈하지만 빈자리를 새로운 시위 참여자들이 꾸준히 채우고 있어 아직은 시위대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1월이 되면 사정은 달라질 수도 있다.
게다가 주코티 공원 인근 상점 주인이나 주민들의 불만도 점점 높아가고 있다. 시위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이나 각종 쓰레기, 악취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달 초순 시위가 더 지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