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위계승자 술탄 왕자 사망
입력 2011-10-23 19:00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계승자인 술탄 빈 압둘 아지즈 왕자가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후계 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 왕실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술탄 왕자가 이날 오전 해외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기록상 그의 나이는 80세지만 실제 나이는 86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왕실은 구체적인 병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AFP통신은 술탄 왕자가 2004년부터 대장암을 앓아 스위스와 미국을 오가며 투병생활을 해 왔다고 전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술탄 왕자가 최근 뉴욕의 한 병원에서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해 왔으며 한 달 넘게 ‘의학적 사망’ 상태였다고 AFP에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술탄 왕자는 약 70년간 유지된 양국 동맹의 강력한 지원자이자 미국이 존경하는 친구”라면서 “압둘라 국왕과 사우디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술탄 왕자가 사망하면서 사우디 왕실의 후계자는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 왕자가 유력해 보인다. 술탄 왕자의 친동생인 그는 올해 78세로 제2부총리와 내무장관을 겸직하고 있다. 술탄 왕자가 암 치료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자리를 비운 이후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올해 87세인 압둘라 국왕이 건강 악화로 수도 리야드의 병원에 머물고 있는 데다 술탄 왕자까지 사망하면서 중동의 맹주 역할을 해온 사우디 왕실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고 AFP는 평가했다.
1962년부터 국방장관으로 재직한 술탄 왕자는 2005년 사망한 파드 전 국왕의 친동생이자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제1부총리를 겸직했다. 장례식은 25일 리야드의 이맘 투르키 빈 압둘라 사원에서 열린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