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박원순 후보측 “羅 5대 불가론”… 억대 피부관리 등 거론 “귀부인엔 버거운 자리”
입력 2011-10-23 18:34
서울선관위, 비방 자제 정책대결 촉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여야는 상대방에게 네거티브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총력전을 펼쳤다. 선거전 막판 신상 검증 문제를 집중 제기해 고정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층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처럼 서울시장 선거전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흐르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각 정당과 후보에게 비방을 자제하고 정책과 공약 대결로 승부하라는 내용의 공문까지 발송했다. 선관위는 “지금과 같이 비방과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계속된다면 대립과 갈등, 불신으로 당선자의 서울시정 운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민화합과 국가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은 ‘반인륜적 음해’ 등의 문구를 동원해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 공세에 맞대응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초고가 피부관리,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을 다 모아 ‘검증 종합판’을 발표하며 나 후보를 정조준했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은 23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각종 의혹을 총망라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박 후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힘을 보탰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이희호 여사님을 뵙고 ‘부재자 투표에서 누굴 찍으셨느냐’고 묻자 (두 손으로 박 후보의 기호인 10번을 의미하는) 장풍을 날리시면서 ‘그건 비밀이에요’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박 후보가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나 후보의 ‘기름값 과다 지출’ ‘고가 피부관리실 이용’ 등 각종 의혹을 부각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그는 “지원 유세에서 ‘여기 나오신 여성분들이 연회비 1억원 피부관리 받지 않아도 나 후보보다 훨씬 피부가 좋다’고 하니 박수가 제일 많이 나오더라”며 “시민들이 굉장히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나경원 5대 불가론’을 발표하고 “억대 피부관리실을 드나들고 일본 자위대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역사의식이 없으며 온실 속 화초로 자란 귀부인이자 1% 특권층”이라며 “심판 대상인 한나라당 후보”라는 점을 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선 안 되는 이유로 꼽았다. 그는 “서울시장 자리는 ‘귀부인’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자리”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도 ‘아버지 사업의 각종 의혹을 감추고 청탁로비를 했던 분이 각종 압력과 로비를 이겨낼 수 있겠는가’ ‘족벌사학의 따님이 과연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정책을 펼 수 있겠는가’ ‘13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했던 부르주아 후보가 서울의 부동산 정책을 서민위주로 펼 수 있겠는가’ 등 나 후보에게 10개의 공개질의를 내놨다. 우 대변인은 “그동안 각종 의혹과 검증을 통해 나 후보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들을 서울시 정책과 연결시켜 질문했다”며 “합리적인 상식과 원칙으로 살아온 분이라면 모두 아니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가 홈페이지에서 일부 공약을 삭제한 것도 문제 삼았다. 선대위 관계자는 “나 후보 공약 중 대부분이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 있는 내용이었다는 것을 지적하자 나 후보 측이 공약 일부 내용을 아예 삭제해 버렸다”며 “스스로 베낀 공약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