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금리 연 10%대로… 은행들, 전용 대출상품 검토
입력 2011-10-23 18:30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연 10%대 금리의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금리·한도 낮추기에도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실무진을 불러 연 10%대 대학생 대출상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 고금리의 제2금융권에 대학생 대출이 집중되면서 연체에 따른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며 “구체적인 상품 출시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학생의 제2금융권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대출건수·금액은 28개 저축은행에서 총 10만8085건, 3742억원에 달했다. 대출 금액은 2009년 말(2212억원)에 비해 69% 급증했다. 대학생들이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은 지난해 6월 말 566억원에서 795억원으로 40% 늘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에 대학생 대출상품 구조를 개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대출 용도를 학업 관련 자금으로만 제한하고, 현재 30% 안팎인 대출금리를 ‘합리적 수준’으로 낮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감원은 대출심사를 할 때에도 상환 능력을 꼼꼼히 살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대학생 대출금리 인하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출금리·한도를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고, 업계가 자율적으로 할 일”이라며 “대학생들은 소득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금리를 30%대나 20% 후반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