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증권사이트로 옮겨붙은 비방전… ‘욕설·협박’ 원색 비난 난무
입력 2011-10-23 18:33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네거티브 양상이 주식투자 정보를 교환하는 증권사이트로도 옮겨 붙었다. 원색적인 비난이 많아 선거법 위반 가능성도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와 관련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에 휩쓸리면 투자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각종 증권사이트에서는 온라인 투자자들이 박원순·나경원의 두 진영으로 양분돼 입씨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두 후보의 ‘테마주’와 관련해 호재와 악재로 작용할 만한 소식을 재빠르게 퍼나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웅진홀딩스·풀무원홀딩스·휘닉스컴은 박원순 테마주로, 오텍·한창은 나경원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사실상 단정적인 표현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박 후보의 테마주인 웅진홀딩스 관련 게시판에서는 “지원을 하든 안 하든 박 후보가 이길 확률이 60% 이상, 안철수 교수 지원시 선거 불필요”라고 단정 지은 글을 볼 수 있었다. 나 후보의 테마주인 오텍 관련 게시판에서는 “박원순의 아름다운 불법, 검찰 조사 착수∼”라는 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상대방에게 욕설과 협박을 곁들인 원색적인 비난도 난무했다. 이에 투자 정보를 얻으려고 증권사이트에 접속한 일부 투자자들은 “선거운동 기간을 틈타 주식시장이 선거판이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정치 이슈만 논하는 일부 알바를 색출해 달라”는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증권 시황과 무관한 내용들이 투자자들 틈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는 한동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과거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증권사이트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나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근거 없는 비방을 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정치권 테마주에 대해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정보를 믿고 따라 뇌동매매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