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사랑·다니엘 헤니, 아프리카서 봉사활동
입력 2011-10-23 17:58
유독성 연기로 자욱한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쓰레기 소각장. 이곳에선 어린 소년들이 전자폐기물 더미에서 전선을 줍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종일 전선을 주워 시장에 내다 팔 구리 한줌을 얻는다. 책을 읽는 대신 전자폐기물 더미를 온종일 헤매지만 아이들이 받는 돈은 겨우 1200원 정도다. 영화배우 김사랑씨와 다니엘 헤니씨가 생활전선에 내몰린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23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1∼18일 가나의 아크라, 타말리 등을 방문했다. 아이들의 참혹한 현실을 지켜본 김씨는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도서관을 개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아이들과 함께 페인트를 칠하고 새 책을 채워 넣어 아이들에게 ‘러브 라이브러리’를 선사했다. 그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며 “아동노동이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가나에서 아동노동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5∼14세 아동이 26%를 차지한다.
김씨는 또 5세 때 어부로 팔려온 한 소년을 돕는 데도 일조했다. 어머니의 소식조차 모르는 이 소년을 위해 어머니와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모자의 상봉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 또한 북받치는 슬픔과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씨는 “서로 조금씩 더 많은 사랑을 나누면 된다”며 “내가 먼저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니엘 헤니씨도 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달 25∼30일 세계 최대 난민촌인 케냐 다다브와 수도 나이로비의 빈민촌 키베라를 방문했다. 헤니씨는 동아프리카의 지독한 기근 때문에 자녀 4명을 잃고 소말리아에서 다다브까지 오는 길에 1명의 자녀를 더 잃은 알리말리(34)씨를 만나 그의 아픔을 위로하기도 했다.
다다브 난민촌에서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에 수백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모습을 본 헤니씨는 “아이를 팔에 안고 트럭을 쫓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아픈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헤니씨는 키베라에서 한쪽 벽이 허물어진 흙벽에 사는 8세 소녀를 돕기 위해 이불매트를 선물했다. 어린 나이에도 동생 둘을 돌보는 이 소녀를 위해 헤니씨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정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누구라도 돕고 싶어할 것 같다”며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조금만 더 지속적으로 이뤄져도 아이들의 미래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