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 70억 시대] 中, 2025년 인도에 인구 역전… 패권 못잡고 늙어버릴 수도
입력 2011-10-23 23:10
나라와 대륙별 인구 변화는 국제 질서 재편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인구학자들은 인도, 아프리카 등 풍부한 인구 자원을 갖게 되는 나라(대륙)에 발전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유럽 일본 등 현재의 선진국은 청년 인구 감소에 따라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인도=인도 인구는 14년 뒤인 2025년 중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인구센서스국 산하 국제데이터베이스(IDB)에 따르면 2025년 인도의 예상인구는 13억9600만명으로 중국의 13억9400만명을 역전한다. 2050년에는 인도 인구가 16억명으로 중국에 비해 3억여명 더 많게 된다.
인도 당국은 인구 증가 문제를 고민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인구 정책을 펼 가능성은 낮다. 많은 인구 자체를 경쟁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인구의 절반가량은 25세 이하다. 경제학자들은 인도가 풍부한 노동력에 힘입어 5년 안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인도는 1970년대 강제로 정관수술을 실시하는 등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폈다가 국민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때문에 인도 정계는 오랫동안 인구정책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 사우스햄튼 대학 인구학자 사부 파드마다스 교수는 “이미 늦었다. 지금은 계획을 세울 때가 아니라 실행에 옮길 때”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인구 전문가들은 ‘10대 소녀 교육 확대가 가장 좋은 피임법’이라고 강조한다. 인도 빈곤 지역에선 10대 소녀의 출산율이 높다. 가난할수록 일찍 결혼하기 때문이다.
◇중국=중국은 기로에 서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인구를 걱정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노동인구 감소를 대비해야 한다. 특히 노인 인구 증가와 같은 선진국형 문제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의 지난해 말 인구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3%로 10년 전에 비해 약 3% 포인트 증가했다. 인구학자들은 30년 뒤에는 베이비 부머인 60년대 출생자들로 노인층이 늘어나 노인 인구가 최대 4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은 2050년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4%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에서 ‘부자가 되기 전 늙어버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게다가 80년대부터 실시한 ‘한 자녀 정책’으로 이후 출생인구 숫자가 크게 줄었다. 젊은 세대의 노인층 부양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연례 정치행사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선 ‘두 자녀 정책’을 2015년 이전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반면 자원 부족과 높은 실업률을 우려해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자녀 정책은 남아선호사상과 결부돼 노총각 양산이라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낳았다. 일각에선 2020년 중국 성인 남성 5000만명이 결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프리카=선진국의 출산율 감소에도 지구 인구가 늘고 있는 데는 아프리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50년 아프리카 인구는 현재의 2배 수준인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 등은 인구가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아프리카 인구 증가의 특징은 젊은 세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고 출산율이 줄면서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많아지는 ‘항아리형’ 인구 분포가 나타날 예정이다.
이는 아프리카에는 기회이자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는 근원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풍부한 노동력이 아프리카에 경제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자리는 물론이고 교육과 직업훈련 등 기반이 필요하다. 유엔인구기금 나이지리아 대표부에 근무하는 은디아나반기 반네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청년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 집단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물과 식량, 에너지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할 힘이 있는’ 젊은이들은 폭동을 일으키거나 이웃 부족이나 국가와의 분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유럽·일본=잭 골드스톤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1·2월호에 게재한 ‘새로운 인구폭탄’에서 일본이 새로운 국제질서에서 소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노령화로 일할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50년 40%에 이를 전망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인구 노령화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연금을 받는 노인 인구 비율은 현재 35%에서 2050년 75%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