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 70억 시대] “2025년 80억 돌파”… 지구, 다 못 먹여살린다
입력 2011-10-23 22:58
1798년 토머스 맬서스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인구와 식량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결국에는 전쟁과 질병, 기근이 닥쳐 인구가 줄어든다”고 예언했다. 이 이론이 나온 지 213년이 된 2011년 현재, 그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러나 지금의 인구 증가 속도와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100년 후, 아니 그보다 빨리 인구론은 100% 맞는 말이 될지도 모른다.
◇지구는 포화상태=환경 전문가들은 2050년에 세계 인구가 80억명 수준이 유지돼야 지구가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 지구연구소 소장인 제프리 삭스 교수는 “앞으로 100년간 세계 인구 증가를 억제하지 못하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 있다”며 “인구 증가는 환경 파괴로 이미 병든 지구에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에도 1초마다 2.5명의 아기가 탄생하고 있다. 1분에 150명, 하루에 21만여명꼴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13년 후인 2025년에 세계 인구가 8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발전할수록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는 심해진다. 유엔 미래보고서는 현재 우리의 자원 소비량이 자연 재생능력을 50% 이상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와 인구 증가로 물 부족 현상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세계물관리기구(IWM)는 2025년에는 18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 부족은 식량 생산과 직결된다. 레스터 브라운 미국 지구정책연구소 소장은 “지하수가 고갈되면 곡물 생산량이 곤두박질칠 것”이라며 “식량 부족은 인류 문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세계 농업시스템은 70억명의 인구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세계 인구 중 9억2500만여명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다. 지금은 기아 인구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후진국에서 나오지만 앞으로 식량난이 가속화된다면 선진국이라고 해서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식량 확보를 위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방법들=지구가 부양할 수 있는 인구는 얼마나 될까. 아직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다. 확실한 건 지금의 인구증가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저개발국가의 출산율을 낮춰야 한다. UNFPA의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사무국장은 “저개발국 정부는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결혼 연령을 늦춰야 하며 현대적 가족계획과 피임법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인도 남서부 케랄라 지역에서는 보건과 교육 투자로 출산율을 낮췄다. 샤일라자 찬드라 전 국립인구안정기금(NPSF) 이사장은 “이 지역의 출산율이 감소한 것은 교육받은 여성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은 다니지 않는 아이들보다 임신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다”고 말했다.
인구 증가를 막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개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 에너지, 교통 등 산업 기술 전반에 걸쳐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삭스 교수는 “맬서스의 이론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이것은 경고일 뿐 피할 수 없는 결과는 아니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한 기술과 생활방식을 개발하고 2050년까지는 80억 인구를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