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다친 박근혜 ‘왼손 유세’… 손학규는 부산 공략

입력 2011-10-21 21:16


서울시장 후보와 여야 지도부는 21일 막바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네거티브와 의혹 제기가 난무하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오차범위 내 혼전을 보이며 역대 선거 중 가장 아슬아슬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각각 ‘경차 유세’와 ‘광화문 유세’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고 표심잡기에 온 힘을 쏟았다.

◇나경원, 경차로 서울 누비기=나 후보는 경차 마티즈를 타고 강서구 등촌동 지하철 9호선 증미역에 나타나 대중연설을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해 시민단체 행사에서 애국가도 안 틀고 민중의례를 했는데 앞으로 서울시 모든 행사에서 애국가와 태극기가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 서울 지역 48개 당협위원회 전 지역을 경차를 타고 누비는 ‘무한공감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나 후보는 22일에는 ‘알뜰 장바구니 유세’를 통해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일일 계산원 봉사도 한다. 나 후보 측은 남은 기간 시끌벅적한 대규모 세 과시 유세 대신 후보가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당을 내세운 대규모 유세가 자칫 집권여당 심판론과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반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원순, 광화문으로=박 후보는 송파, 강남, 강동구 등 한나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또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대여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거리유세의 캐치프레이즈도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대통령’으로 바꿨다. 박 후보는 잠실동 유세에서 “40억원 재산에 3년간 17억원의 전매차익을 낸 한나라당 나 후보가 전세를 사는 저한테 집타령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 “강남 주민들이 사회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더 크다. 여기서 좀 누비면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유세에서는 “내곡동 사저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부패 및 특권과 반칙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집중유세’를 통해 승기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유세에는 야5당 대표가 총출동하는 것은 물론 조국 서울대 교수 등 그의 ‘멘토단’ 100여명도 나와 지원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까지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제2의 촛불집회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손학규의 지원 사격=여야 대권주자의 외곽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서 골목 상인들과 만나 “소상공인이 잘살도록 나 후보와 논의해 도움 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연일 이어진 지원유세로 오른손을 다쳤다며 시민들과 왼손으로 악수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구청장 재선거가 치러지는 부산 동구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합동 유세를 벌였다. 손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는 것은 야권에 대한 기대가 있고 지금도 그 기대가 살아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부산에 막대기만 꽂아놔도 (당선) 된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 부산 시민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래 손병호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