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 원인 논란 증폭…“시민군이 쏴” 등 증언 갈려

입력 2011-10-22 01:14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장례를 연기했다.

지금까지 증언이 일치하는 부분은 카다피가 20일(현지시간) 고향 시르테에서 서쪽으로 약 3㎞ 떨어진 지점에서 NTC 군에 붙잡힌 뒤 숨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사망 경위에 관해선 “NTC 군이 근접거리에서 처형했다” “카다피 호위부대원이 그를 쐈다” “양 측 사이 교전 과정에서 숨졌다” 등 설명이 엇갈린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죽음을 둘러싼 상황이 불확실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NTC는 애초 사망 후 24시간 안에 장례를 치르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21일 시신을 비공개 매장하겠다고 했다가 계획을 바꿨다. 카다피의 시신은 현재 미스라타의 한 쇼핑센터 냉장고에 보관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평소 고기를 보관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카다피의 4남 무타심은 사망이 확인됐으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니제르 방향으로 달아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NTC 위원장은 22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리비아의 해방을 발표한다. 잘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선거와 정부 구성 일정도 함께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카다피가 사망함에 따라 21일 리비아 군사작전을 공식 마무리하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NTC가 해방을 선언하는 순간 나토의 작전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남긴 재산은 리비아 재건에 쓰일 예정이다. NTC는 카다피 일가와 측근들이 국내외에 보유한 재산이 최대 1500억 달러(약 17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 국민의 길고 고통스러운 장(章)이 끝났다”면서 “다른 아랍 국가에서의 철권통치도 결국에는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