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스크족 테러단체 ETA “무장투쟁 종식” 선언

입력 2011-10-21 18:07

스페인 바스크족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해 온 테러단체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40년 넘게 벌여온 무장투쟁 종식을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TA는 성명을 내고 “무장활동을 중단한다. 이번 선언은 명확하고 확고하며 최종적 조치”라고 밝혔다.

ETA는 피레네 산맥 서쪽의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남서부에 사는 바스크족 청년들이 1959년 설립한 무장단체다. 60년대 후반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스페인 요인을 암살하는 등 최소 829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TA의 선언에 대해 스페인 정부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ETA가 요구한 ‘스페인·프랑스와의 직접 대화’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ETA가 무장투쟁을 포기한 이유는 자체 세력 약화와 외부 환경의 변화로 파악된다. ETA는 최근 10년간 세력이 약화돼 테러에 나설 행동대원이 50여명으로 줄었다. 다음 달 총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스페인 인민당이 ETA에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도 도움이 됐다. 아난 전 사무총장은 ETA가 먼저 무장투쟁 포기를 선언하고 스페인 정부와 협상을 시작할 것을 양측에 권고해 왔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