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리비아 재건 특수’ 기대
입력 2011-10-21 21:11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으로 리비아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리비아 공사 재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철수시켰던 직원들을 속속 현장에 복귀시키고 있다.
이미 직원 3명을 보낸 대우건설도 11월 말 한국인과 제3국 직원을 추가로 리비아에 파견할 예정이다. 현지인 직원에게 공사현장을 맡겼던 현대건설은 이르면 28일쯤 선발대 3명을 보낼 계획이고, 원건설, 코스모 D&I도 11월 초 3∼4명가량을 파견할 예정이다.
자위야, 트리폴리 등 4개 지역에서 1만여 가구의 주택 건설과 도로·토목 공사 등을 진행 중이었던 신한건설은 지난 6일 선발대 20명을 리비아로 급파한 데 이어 조만간 100여명을 추가로 보낼 방침이다.
건설업계는 리비아 전후 재건사업에서 상당량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동 지역 유력 플랜트 전문지 미드(MEED)와 코트라 등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리비아 정유·전력·주택·항만·도로 등에서 1200억 달러 규모의 재건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이 그동안 리비아에서 발주된 프로젝트의 3분의 1가량을 수주해 왔기 때문에 약 400억 달러의 물량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변수는 리비아 과도정부의 입장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카다피 정권 시절 공사 물량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전후 재건사업 물량이 워낙 많은 데다 국내 업체들이 리비아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검증된 바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리비아에 진출한 기업들은 그동안 각 지역 부족들과 원활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면서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리비아가 안정될 때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공사 재개 시점은 예측하기 이르다. 금융기관의 외환 업무, 항공편 취항 등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이고, 정국이 안정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체들도 리비아 경제복구 과정에서 수입 수요가 많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對)리비아 수출액은 리비아 사태 발발 시기인 2월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1월 수출액은 74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2월 2100만 달러로 뚝 떨어진 이후 3월 600만 달러, 4월 300만 달러, 6월 400만 달러, 8월 400만 달러 등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1∼8월 우리나라의 대리비아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88.3% 감소한 1억2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