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공공임대 8만호 건설은 포퓰리즘”, 朴 “한나라당 검증 공세는 인신공격”
입력 2011-10-21 00:45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20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방송 토론회에서 상대방 공약의 약점을 파고드는 등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한나라당의 검증 공세를 ‘인신공격’이라고 간주하며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선거 운동 후 인신공격으로 가슴 아픈 일이 많았다”며 “우리 정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무소속 박 후보를 견제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뉴타운 개발 사업에 대해 “오직 혜택을 받은 것은 1% 특권층뿐”이라며 “한강르네상스 등 대표적인 전시행정을 통해 많은 돈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후보는 “양화대교를 그대로 놔둬서 전시 행정의 표본을 만들자는 박 후보의 주장은 또 다른 전시행정이 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박 후보는 “한강 운하에 대해 나 후보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 시장의 정책을 이어받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나 후보는 경전철 얘기를 했는데, 용인 등 경전철 수요 예측을 잘 못해서 시가 빚더미를 떠안았다. 나 후보가 공약하고 있는 서울-인천 간 GTX 경제성이 없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나 후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박 후보가 “나 후보의 재건축 완화 약속은 선거 때 표만 의식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나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8만호를 건설하자고 하는 공약이 포퓰리즘”이라고 맞섰다. 나 후보는 이어 “30년 동안 공공임대 주택 12만호를 지었다. 2년반 동안 8만호 짓겠다고 했는데 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은 6만호라고 했는데 어느 게 맞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4차례의 맞짱 토론에서 ‘판정패’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단단하게 준비하고 나선 모습이었다. 그동안과 달리 질문 답변 모두 공세적이었다. 하지만 실수도 눈에 띄었다. 그는 “천만 시민의 발이라고 하는 지옥철 불편을 개편해야 한다”며 “배차 간격을 늘려야 한다”고 해 의아해하게 했다.
이날 토론 전 나 후보 측은 야권의 검증 공세에 적극 대응했다. ‘나 후보가 부친이 운영하는 학교재단의 감사 대상 배제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두아 캠프 대변인은 2003년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사무실 직원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과 관련,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세금을 탈루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나 후보가 부실 공약을 내놨다고 집중 공격했다. 박 후보 캠프 송호창 공동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나 후보는 박 후보를 헐뜯는 데 정신이 팔려 자신의 공약에 있는 온갖 허점을 살피지도 못했다”며 “나 후보 공약 대부분은 오세훈 전 시장이 시행을 완료했거나 시행 중인 것, 똑같이 베끼거나 적게 베낀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