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침수 못막겠다” 홍수에 수문 개방 결정… 주민들 대피령
입력 2011-10-20 21:34
5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태국이 자연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수도 방콕의 일부를 포기하기로 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20일 국가 위기사태를 선포하고 “들어차는 물을 이젠 막을 수 없다”며 수도 방콕 일부 지역에 수문을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말부터 이어진 열대성 폭우에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된 가운데 방콕을 지키기 위해 기울여 온 방제 작업의 한계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을 더 높일 경우 수위만 더 높아질 뿐”이라며 “홍수로 불어난 강물을 바다로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쿰판 빠리밧 방콕 시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방콕 동부와 북부 외곽 7개 지역이 21일 오후쯤 침수될 위험이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높은 곳으로 대피해 줄 것을 권고했다.
태국 국가재난방지센터는 중·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홍수로 3개월여 동안 320명이 사망하고 240만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제조업 부문에서만 약 320억 달러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