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진료할 의료진 신앙도 철저히 검증”… 선교협력병원 ‘민치과’ 개원한 민병진 원장
입력 2011-10-20 20:47
“병원 콘셉트 자체가 ‘선교’입니다. 그래서 병원에 의료진도 ‘선교 마인드’가 있는 분들로 엄선했습니다. 앞으로 의료선교사로 나갈 분들이기 때문이죠.”
‘CF에 나온 치과의사’ ‘명문대 출신 4대 의사가문’ 등 여러 수식어를 가진 민병진(59) 서울치과병원장의 말이다. 민 원장은 서울 강남, 경기도 일산의 치과에 이어 선교협력병원으로 서울 충정로3가에 민치과를 개원했다. ‘우리는 선교를 위하여 봉사합니다’란 기치를 내건 이 치과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치료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향후 의료 및 전문인 선교의 본이 되자는 민 원장의 포부로 시작됐다. 3개의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느라 바쁜 그를 19일 서울 압구정동 서울치과병원에서 만났다.
민 원장은 이 병원이 수입의 일부를 선교비용에 지원하는 기존 병원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선교사, 신학생들에게 치료 혜택을 주는 점은 진료 봉사를 하는 병원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무료는 아니다. 최고의 진료를 최저의 비용으로 사역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이 병원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민 원장은 일류대를 나온 전문의들로 의료진을 구성했다. 선교협력병원인 만큼 의료진의 신앙도 까다롭게 검증했다. 그래서 민치과엔 의료선교 경험이 있거나 의료선교사로 나갈 의향이 있는 치과의사들로 의료진이 구성됐다. 목회자 치료를 하는 이들로서 영성 또한 준비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 때문. 민 원장은 “전문성과 선교 마인드를 가진 의사들을 찾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향후 해외에서 의료 선교를 감당할 이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같이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의 장기 목표는 국내외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료선교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코이카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아 키르기스스탄에 치과병원을 설립한 그는 의료 취약지역 및 비복음화 지역에 더 많은 병원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미자립 목회자를 위한 지원과 세계적인 선교단체를 만들 계획도 구상 중이다. 치료를 받으러 오는 목회자들을 연결해 선교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10만 목회자가 국내에서 활동한다고 하면 1%만 목회를 안정되게 한다고 하는데, 영성과 능력이 뛰어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99%를 도울 수 있도록 그분들의 주치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달란트(재능)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민 원장은 경기고, 서울대를 나온 일명 ‘KS 라인’에 미국 하버드대와 보스턴대에서 치의학을 공부했다. 그는 “그간 이런 배경 덕택에 출세했지만 이젠 크리스천으로서, 내가 가진 달란트로 세상을 좋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며 “이젠 빛의 소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사회의 어두움을 밝히는 평신도 전문인 사역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현재 매일 10명쯤 목회자들이 치과에 오고 있다”며 “내년쯤 모금을 해서 선교사업 및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문의 02-547-7708).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