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간판타자로 감독으로 스타들 줄잇는 홈쇄도 팬들은 설렌다
입력 2011-10-20 19:30
올해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가 신·구 레전드들의 잇단 복귀로 내년 시즌 700만 관중 시대까지 내다보고 있다. 과거에도 스타들의 복귀는 간헐적으로 있었으나 이번에는 레전드들의 친정팀 귀환이 더욱 드라마틱해 벌써부터 세대를 초월한 전체 야구팬들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선수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컴백은 일본으로 건너갔던 이승엽(오릭스 버팔로스), 김태균(지바 롯데)의 고향팀 합류다. 대구가 고향으로 경북고 출신인 이승엽은 삼성 입단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승엽 본인이 삼성을 콕 집어 원하고 있고, 삼성도 30년 구단 역사 최고 스타인 이승엽의 존재감을 잘 알고 있어 입단 성사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은 편이다.
천안북일고 출신으로 한화 간판타자였던 김태균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김태균을 데려오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만 롯데 잔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대호와 함께 3대 거포 시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이승엽과 김태균은 김광현(SK), 윤석민(KIA), 류현진(한화) 등 국가대표 에이스급 후배 투수들과 국내 그라운드에서 맞대결하게 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대회 때 함께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을 한국 무대에서 모조리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년에는 벤치 레전드 대결도 관중 증가에 한 몫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호남을 대표하는 삼성-KIA 라이벌전이 선수 시절 해당 팀을 대표했던 류중일-선동열 감독 싸움 구도로 확정됐다. 이미 삼성은 올 시즌부터 류 감독, 장태수 수석코치, 김성래 타격코치, 성준 2군 투수코치 등 과거 삼성 핵심 선수들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해 정규리그 1위라는 최고 성적을 냈다. 삼성보다 한 발 늦기는 했지만 KIA도 내년 시즌을 선 감독, 이순철 수석코치 체제로 재편해 해태 영광 재현에 나선다.
두산은 1984년부터 92년까지 OB 투수로 활약했던 김진욱 전 두산 투수코치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대전고 출신인 한대화 한화 감독까지 포함하면 내년 시즌 고향팀을 이끌게 된 지도자는 총 9개 구단 가운에 절반에 가까운 4개 팀에 이른다. 그러나 프로야구 구단들이 당장의 흥행만을 위해 순혈주의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전체 한국 야구 발전이라는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가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