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가격 인상 제동 걸렸다… 농협 “인상폭 줄이겠다” 선언
입력 2011-10-20 18:54
유통마진을 줄여 우유가격 인상폭을 줄이겠다는 농협의 ‘폭탄선언’ 때문에 서울우유의 우윳값 인상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가 요구한 우유가격 인상안에 대해 일부 유통업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우유가 지난 18일 흰우유 1ℓ 소매가를 2350원 내외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농협 하나로마트가 “유통마진을 줄여 흰우유 소매가를 2300원까지만 올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뒤 대형 할인마트 등에 “흰우유 소매가를 ℓ당 200원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마트는 요구안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 소매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마트에서 농협 하나로마트보다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경우 소매가까지 정해서 요구하기 때문에 따로 할인행사를 하기도 쉽지 않다”며 “2350원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어 서울우유 측과 다시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2300원보다 비싸게 팔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만큼 다른 대형 할인마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는 “서울우유로부터 소매가 인상 요청 공문을 받고 내부 검토 중이기 때문에 아직 가격에 대한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와 대형 할인마트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압박을 받고 대형 할인마트는 자체 유통마진을 줄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도 아닌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가격을 잡겠다고 나선 데는 분명 정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최소한의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하는 유통업체에 대해 정부의 목조르기가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