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국내외 투자유치 ‘속 빈 강정’… 美업체 부동산 투자협약 조인식 무산 ‘망신’
입력 2011-10-20 18:40
광주시의 국내·외 투자유치가 ‘외화내빈’에 그치고 있다.
광주시는 19일 광주공항 개항 이후 처음으로 전용기를 타고 온 미국 부동산 및 투자회사 CIM 그룹 회장단, LED 조명 수출업체 월드비전코리아 대표 등과 수출 및 어등산 관광단지 등에 대한 투자협약 조인식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조인식에서는 당초 월드비전라이트USA의 국내 회사인 월드비전코리아가 1억달러 어치 LED 조명등 200만개를 CIM에 수출하기로 계약하고, CIM은 어등산 관광단지 등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협약을 맺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CIM 측이 “3개월간 충분한 실무 검토를 거쳐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협약에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조인식 대신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만 진행되는 촌극을 빚었다. 시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단순한 사무착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형적 실적에만 급급해 구체적 합의도 없이 화려한 조인식을 가지려다 망신을 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할 뿐 현실적 투자가 극히 저조한 사례는 이뿐 아니다. 지난해 7월 민선 5기 출범 이후 체결한 중국 거상들의 특급호텔 건립, 세계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유치, 스페인 이마고(IMAGO)사 투자협정 등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한 통상사절단은 세계 최대인 52억5000만달러(약 6조원)의 LED투광조명등 수출 양해각서(MOU)를 포함한 11건 54억4000만달러의 통상활동 실적을 거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성과는 아직까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해외 시장개척 및 국·내외에서 투자유치를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투자고용국 신설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협약체결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인내심을 갖고 협약체결 기업들과 장기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