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반군 공격에 터키군 24명 사망… 터키, 이라크 국경넘어 보복 폭격

입력 2011-10-20 18:14

터키와 이라크 국경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터키는 군 24명이 쿠르드 반군의 기습 공격으로 숨지자 대대적 보복 작전을 시작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전국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복수를 천명했다. 그는 “쿠르드 반군의 공격으로 군 2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면서 “적 추격 작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터키 전투기와 무장헬기는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산악지대에서 쿠르드 반군 은신 지역을 폭격했다. 지금까지 반군 15∼20명이 숨졌다는 보고가 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터키 총리는 이 일로 카자흐스탄 방문을 취소했다.

쿠르드 반군이 터키 군을 기습공격한 게 일의 발단이다. 반군은 이날 새벽 3시 터키 남동부 츠쿠르자와 유크세코바 두 곳의 군 기지에 총격을 가했다. 군인 24명이 한꺼번에 숨진 건 1993년 이후 쿠르드 반군과의 충돌로 터키가 입은 가장 큰 인명피해다.

터키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쿠르드 반군은 이라크 산악지대에 은신처를 두고 국경을 넘어 터키 군과 경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터키 군도 자주 국경을 넘어 이들을 소탕하는 활동을 해왔다. 쿠르드 족은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터키 군과 반군 사이 무력 충돌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7월부터 민간인 17명을 포함한 수십명이 반군 공격으로 희생됐다. 18일에도 두 살배기 여자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3명과 경찰관 5명이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어떤 이유로든 테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쿠르드 반군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