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잇단 분신… 긴장의 티베트

입력 2011-10-20 18:16

티베트의 독립과 종교 자유를 요구하는 승려들의 분신이 잇따르고 있는 중국 서부 쓰촨성 아바 티베트족 자치주는 20일 중무장한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망명정부는 하루 전인 19일 인도 다람살라에서 올 들어 아바 일대에서 분신한 승려 9명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가 분신 행위를 미화함으로써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진압 장비로 완전 무장한 채 자동소총과 쇠곤봉까지 휴대하고 아바에서 가장 큰 키르티 사원 부근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비록 상점과 식당들은 문을 열긴 했지만 경찰, 군인과 장갑차들이 거리에 일렬로 늘어선 가운데 아바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검문이 실시됐다.

현재 아바는 외국 취재진의 접근이 금지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티베트인 여교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전화 통화에서 “거의 10m마다 공안 병력 두세 명이 배치돼 있으며 그들은 모두 최루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일부터 경비가 강화됐다”며 “아바 시내에서 분신하는 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는데 도청될까 두려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키르티 사원 승려들은 지난 3월 이 사원 소속 승려 푼촉(21)이 2008년 반중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무력진압에 항의하며 분신한 뒤부터 경비 병력에 거의 포위된 채 지내왔다. 2008년 반중시위란 당시 티베트 수도 라싸(拉薩)에서 일어난 반중 봉기를 말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09년 3월 한 승려가 2008년 봉기 1주년 기념행사를 공안 당국이 막는 데 항의해 분신하면서 승려들의 분신이 잇따랐다. 그 뒤 2년 동안 분신이 뜸했으나 올 들어 푼촉 이후 지금까지 연이어 9명이나 분신을 감행했다. 이들은 모두 10∼20대 초반 젊은 승려들로 이 중에는 여승 텐진 왕모(20)도 포함돼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