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 56마리 활개 ‘공포의 도시’… 美 동물농장 주인 풀어놔 경찰 출동 대대적 사살작전
입력 2011-10-20 18:16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동물농장에서 사자와 호랑이, 곰을 포함한 야생 동물 수십 마리가 풀려나 대대적인 사살 작전이 펼쳐졌다. 학교는 문을 닫았고, 인근 지역은 모두 폐쇄된 상태에서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CNN방송 등 언론에 따르면 18일 밤(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제인스빌의 농장주 테리 톰슨(62)이 자신이 키우던 야생 동물 56마리를 의도적으로 풀어줬다. 그는 맹수들을 풀어준 뒤 바로 자살했다. 경찰은 유서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야생 동물들은 우리를 뛰쳐나와 도망쳤으며, 일부 맹수들은 주거지에도 나타났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 진정제를 발사해 제압하려고 했으나 동물들이 매우 크고 사나워 결국 사살 작전으로 변경했다. 경찰은 19일 낮까지 사살 작전을 펴 멸종위기에 처한 벵갈호랑이와 늑대, 곰 등 49마리를 사살했다. 사살된 동물들은 농장에 매장됐으며 표범 3마리와 회색곰 1마리 등 생포된 6마리는 콜럼버스 동물원에 넘겨졌다. 하지만 헤르페스 B 바이러스 보균이 의심되는 마카크 원숭이 1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자살한 동물 소유주 톰슨은 2004년부터 동물학대로 11차례 기소됐었으며, 불법 무기 소지죄로 복역하다 지난달 풀려났다. 경찰은 톰슨이 농장에서 동물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이전에도 수십 차례 들어왔었으며, 야생동물이 우리 밖으로 도망쳤던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웃들은 신고한 주민들과 경찰에 복수하기 위해 톰슨이 자살 직전 동물들을 풀어놓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