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양극화] 저신용자 신규대출 건수↓ 액수↑ … 한도높은 제2금융권 몰린 탓
입력 2011-10-20 18:26
지난 1∼2분기 저신용자의 신규 대출 형태를 분석해보면 대출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대출 금액은 늘어났다.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일제히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면서 건당 대출 한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고신용자들은 신규 대출 건수와 금액이 모두 급증했다. 은행권이 안전한 대출을 선호하면서 고신용자들에게 유동성이 대량 공급됐기 때문이다. 유동성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위기 대응능력과 금융 투자 등의 불평등을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분기 신용등급별 신규대출 현황에 따르면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의 대출 건수가 일제히 감소했다. 7등급의 경우 21만2904건에서 19만9579건으로, 8등급은 8만1115건에서 7만5575건으로, 9등급은 2만5894건에서 2만5289건으로, 10등급은 1만7788건에서 1만6729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출금액은 7등급이 3조1600억원에서 3조2689억원으로 1089억원 증가했으며 8∼10등급도 각각 111억원, 223억원, 870억원 증가했다. 건당 대출 금액이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 리스크관리부 관계자는 20일 “은행들이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급격히 줄이면서 이들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2금융권은 은행에 비해 대출 한도가 비교적 커 대출 건수가 주는 대신 대출금액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7∼10등급자들의 은행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5∼9% 포인트 감소한 반면 카드 대출을 비롯한 제2금융권 대출은 크게 증가했다.
반면 고신용자의 경우 대출 건수와 금액이 급증했다. 1등급의 경우 21만8374건에서 25만5195건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2등급은 32만5049건에서 35만818건으로, 3등급도 31만8071건에서 33만1654건으로 늘었다. 대출 금액 역시 1등급이 1조9944억원 증가하는 등 고신용자들에게 대거 자금이 집중됐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