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내가 먼저’

입력 2011-10-20 18:54


1964년 미국 뉴욕주 퀸스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자매가 30분 동안 강도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38명의 목격자 가운데 그 누구도 경찰에 전화로 신고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인간의 비정함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기대하는 책임전가 현상이다.

실험에 의하면 한 사람이 고통을 당할 때 주위에 1명이 있으면 도울 확률이 85%였고, 4명이 있을 때는 31%로 줄었다고 한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비정한 사회를 만든다. 도덕적인 인간이 모여서 비도덕적 사회를 만들어 가는 진정한 원인은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집단 가운데 있을지라도 개인의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신앙인들이 한 영혼을 위하여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명 감당을 미루고 있다. 바로 그때 또 한 명의 ‘제노비스’가 영적으로 죽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살리지 않는 사람은 죽이는 사람이다.

김상현 목사(인천 부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