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거짓 위에 임한 하나님의 은혜
입력 2011-10-20 18:02
여호수아 10장 6∼15절
기브온 족속은 거짓으로 꾸며 여호수아와 조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도 여호수아는 의도적으로 자신을 속인 기브온 족속과의 조약을 깨뜨릴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기브온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그들을 도와주는 여호수아의 모습은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브온이 자신들과 한 연합 약속을 배신하고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었다는 소식에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이 다른 왕들과 합세하여 기브온을 공격하기로 합니다. 다급한 기브온은 여호수아에게 긴급 구원요청을 합니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대목은 기브온의 도움 요청에 여호수아가 어떻게 반응을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첫째,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습니다. 7절을 보십시오. “여호수아가 모든 군사와 용사와 더불어 길갈에서 올라가니라.” ‘모든’ 군사와 용사가 도와주러 올라갔습니다.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도와준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습니다.
둘째, 마음을 다해 도와주었습니다. 9절은 “여호수아가 길갈에서 밤새도록 올라가 갑자기 그들에게 이르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기브온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속인다는 것은 모욕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의 마음엔 그런 감정이 없습니다. 밤새도록 쉬지 않고 빨리 가서 도와주어야 할 정도로 이제 기브온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마음을 다해 도와주었습니다.
셋째, 여호수아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부으면서까지 도와주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모리 사람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넘겨주시던 날에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아뢰어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이르되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서 그리할지어다 하매.”(12절)
여호수아의 기도 내용입니다. 보통 기도가 아닙니다. 여호수아의 기도의 열정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기도의 내공을 다 끌어모아 온 힘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자신의 모든 영적 내공을 이 한 번의 전투를 위해 쏟아부은 것입니다. 자신을 위한 싸움도 아닌데도 여호수아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날 그 싸움을 위해 쏟아부었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기브온이 그렇게 대접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었습니까? 이런 과분한 대접을 받을 만큼 신실한 사람들이었습니까? 그런데도 여호수아는 그들의 모습과는 상관없이 단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조약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넘치는 대우를 해 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자신들을 속여 언약을 맺게 한 거짓의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했다면 처음부터 우리의 고백과 다짐이 얼마나 허술한지 다 알고 계셨던 하나님은 더욱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약속을 잘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시면서도 우리와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때문에 비록 내가 하나님 앞에 다짐하고 결심했던 약속들을 잘 지키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언약은 언제나 신실합니다. 하나님께서 언약을 지키실 필요충분조건은 이미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입니다.
오연택 목사 (대구제일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