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서 키 큰 사람이 70% 이겼다

입력 2011-10-19 19:05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밋 롬니가 가장 인기가 많은 이유는 뭘까.

재산이나 학력, 공약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그의 큰 키 때문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롬니의 키는 188㎝다.

이 결과는 미 텍사스 기술대학 정치학과의 그레그 머레이 교수팀이 과거 미국 지도자들의 키를 비교해 산출한 것이다. 머레이 교수는 “유권자들은 키가 큰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호하고, 이는 현대인 속에 숨어있는 원시적 본능 때문이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만약 롬니가 내년에 대선 후보로 출마한다면,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비밀스러운 이점(利點) 하나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키는 185㎝로 롬니가 3㎝ 크다. 오바마 역시 2008년 대선에서 172㎝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전력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머레이 교수는 “원시 시대에는 먹을 것을 확보하기 위해 집단 간 투쟁이 잦았고, 이 경우 지도자가 거구인 집단이 승기를 잡곤 했다”며 “21세기에도 키 큰 지도자를 선호하는 것은 비합리적 반응으로 원시시대의 흔적”이라고 평했다.

물론 이 연구 결과가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최근 미국 대통령들의 신장은 미국 남성 평균 신장(175㎝)보다 크다.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은 185㎝였으며, 41대 대통령인 아버지 조지 부시는 188㎝,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도 185㎝로 장신이다.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우는 예외다. 그의 키는 182㎝로, 경쟁자였던 앨 고어(185㎝)나 존 케리(193㎝)보다 작았지만 대통령이 됐다. 1904년 이후 27차례 미 대선에서 70%가량이 키가 큰 사람이 당선됐다.

또 머레이 교수가 세계 각국에서 온 남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가 일반 시민보다 키가 큰 사람을 이상적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레이 교수는 “문화나 환경적 요인만으로는 키 큰 지도자에 대한 선호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며 “이는 원시시대부터 현재까지, 또 동물에까지 적용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