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아온 SUN ‘李들과 벅찬 호흡’
입력 2011-10-19 19:21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48·감독)-이순철(50·코치)-이종범(41·선수)이 옛 해태 타이거즈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까.
KIA가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힌 메시지는 ‘어게인(Again) 해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KIA 경영진 의중대로 선 감독은 과거 해태 전성기를 함께했던 이순철 전 LG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했다. 이 수석코치는 선 감독보다 나이가 많지만 같은 81학번이다. 선동열, 이순철은 정삼흠(현 부천고 감독) 등과 함께 한국야구 81학번 전성기를 열었던 인물들이다.
선 감독과 이 수석코치는 선 감독이 1996년 일본으로 떠날 때까지 김응용 감독 아래에서 무적함대 해태를 이끌었다. 투수(선동열)와 중견수(이순철)로 포지션은 달랐지만 해태가 잘나갔을 때 팀 분위기가 무엇이 달랐는지 두 사람은 잘 알고 있다. 선수 분석력이 좋아 김인식 감독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코치로도 활약했던 이순철은 KIA DNA를 해태 DNA로 바꾸는 팀 대수술에 집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 이순철과 함께 해태 전성기를 직접 겪어본 사람이 한국 프로야구 최고참 현역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1993년 해태에서 프로에 데뷔했는데 그 해 선동열, 이순철과 함께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이었다. 이종범은 1993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였다. 이종범은 선동열이 주니치 드래건스로 팀을 옮긴 뒤에도 이순철과 함께 해태의 96, 97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견인했다. 98년부터는 이종범도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선동열과 함께 일본 무대를 누볐다. 선동열, 이순철, 이종범은 해태 성골로 분류된다.
감독, 코치, 선수라는 팀 3대 라인에 과거 환희를 공유했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KIA로선 축복이다. 선 감독-이 수석코치로 이어지는 KIA의 코칭스태프 주요 라인은 확정됐지만 이종범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을 이끌지는 이종범의 은퇴 시점 등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이종범은 팀 멘털리티 측면에선 분명 도움이 되지만 내년 한국 나이로 마흔셋이 되는 이종범의 현실적 한계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내년 시즌 이종범 쓰임새는 선 감독의 주요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선 감독은 21일 선수단 상견례에서 이종범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